강화도 귀농이야기

강내음 꽃내음 봄이 오는 길

강화신한 2015. 3. 21. 11:01

강내음 꽃내음 봄이 오는 길

 

 

 

 

 

입춘이 지나고 동장군의 기세가 한풀 꺾이기 시작하면 남도의 섬진강변에는 꽃들의 잔치가 벌어진다. 2월 중순부터 5월 초에 이르기까지 붉은 동백을 시작으로 봄의 전령사인 매화, 샛노란 산수유, 벚꽃, 진달래, 철쭉 등이 앞 다투어 피고 지는 봄날의 섬진강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강내음과 꽃내음이 어우러져 봄이 오는 길,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가 보자.

 

 

강변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은모래가 햇살을 받아 반짝이면 그 빛이 보석보다 아름다운 강. 남한 5대강 중 공해가 없는 최후의 청류로 꼽히는 섬진강은 본디 모래가람·다사강(多沙江)·사천(沙川)·기문화·두치강 등으로 불릴 만큼 고운 모래로 유명하다. 1385년(우왕 11)경 왜구가 섬진강 하구를 침입하였을 때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떼가 울부짖어 왜구가 광양 쪽으로 피해갔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때부터 ‘두꺼비 섬(蟾)’자를 붙여 섬진강이라 불렀다 한다. 눈부시게 흰 모래밭과 강바람에 휘청대는 대나무 숲, 어느 강보다 맑은 이 물은 전라도와 경상도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함께 담고 있다.

 

섬진강은 오른편으로 경상남도 하동, 왼편으로 전라남도 구례와 광양을 접하고 있어 굽이굽이 400리 길을 따라 다양한 풍경과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섬진강은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과 장수군 장수읍의 경계인 팔공산에서 발원하여 전라남도와 전라북도의 동쪽 지리산 기슭을 지나 남해의 광양만으로 흘러든다. 섬진강은 물길이 자그마치 222.05㎞, 유역 면적은 4914.32㎢로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강이다. 지리적으로는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경상남도의 3도에 걸쳐 있고 역사적으로는 고대 가야문화와 백제문화의 충돌지대, 신라와 백제의 경계, 임진왜란과 정유왜란 때는 왜군의 침입경로였으며 조선시대 말기에는 동학농민전쟁이 승화되기도 한 장소이다. 자동차를 이용한 섬진강변 드라이브를 비롯해 자전거를 타고 봄바람을 만끽하는 자전거 여행 등을 하기에 좋다.

 


희망의 꽃망울이 터지다 ‘섬진강 벚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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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변에는 구례를 대표하는 3㎞가량의 벚나무 가로수 길이 조성되어 있다. 이 벚꽃길은 1992년부터 조성되었는데 국도 17호선과 19호선을 따라 온통 하얀 벚꽃이 강변을 따라 만발해 있어 봄의 향기를 느끼면서 멋진 드라이브를 경험할 수 있고 교통량이 많지 않아 산책하기에도 좋으며 마라톤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섬진강 벚꽃길은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100선’에 오르기도 했다. 섬진강에는 은빛으로 반짝이는 은어를 비롯해 참게 등 30여 종의 담수어가 서식하고 있다. 섬진강 주변의 식당에서는 은어회와 은어구이를 맛볼 수 있으며 참게의 시원한 맛을 곁들인 민물매운탕은 여행객의 피로를 순간에 녹이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봄의 격을 높인다 ‘광양 매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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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의 꽃말은 ‘기품’, ‘품격’이다. 겨우내 회색빛으로 고고히 추위와 맞서던 나무들이 3월이 되면 화려한 변신을 시작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광양매화축제가 3월 14일부터 22일까지 광양시 다압면 섬진마을에서 개최된다.

 

<고려사 지리지>에 섬진이란 기록이 나타난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형성된 마을로 추정된다. 전통적인 농촌지역이지만 해마다 3월이 되면 매화꽃이 만발, 1995년부터 매년 마을 단위 축제를 열고 있다. 이 마을을 유명하게 만든 청매실농원에는 매실을 담아 놓은 수많은 장독이 매화꽃 사이로 도열해 있어 카메라를 든 상춘객들이 즐겨 찾는다.

  

올해로 제18회를 맞이하는 축제는 ‘봄 매화, 여름 매실로 우리 함께 힐링합시다’라는 주제로 9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매년 축제 기간에는 70만 명, 매화 개화기간(1개월)에는 약 110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어 명실공히 전국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매화마을 인근에 있는 화개장터, 최참판댁, 악양 평사리 등을 함께 둘러보아도 좋다.

 

 

영원한 사랑을 찾다 ‘구례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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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산동면은 봄마다 지천에 산수유가 흐드러진다. 지리산 온천단지를 지나면 오른쪽 언덕 위로 거대한 산수유꽃 조형물이 보인다. 산수유 군락이 있는 마을은 산동면 일대에 여럿이지만, 반곡마을과 상위마을이 제일 많이 알려졌다.

 

산동면에서 가장 먼저 꽃이 피는 곳이 반곡마을이다. 산수유 꽃담길이 조성돼 있고, 산수유 가지 아래 계곡이 어우러져서 산책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상위마을은 가장 위쪽에 있는 국내 최대 산수유 군락지다. 언덕 위 정자 ‘산유정’에서 아랫마을들까지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돌담길과 어우러진 산수유도 눈길을 끈다. 번잡스러운 축제행사 주변을 피하려면 현천마을과 계천마을을 찾아보자, 계천마을은 1000년 전 중국 산둥성 처녀가 시집와서 심었다는 우리나라 최초의 산수유나무가 있는 곳이다. 현천마을은 저수지에 비친 산수유의 그림자를 차분하게 바라볼 수 있다. 제 16회 구례산수유꽃축제는 3월 21일부터 29까지 지리산온천광광지 일원에서 펼쳐진다.

 

 <그린매거진 2015년 02월호에서..>